영화 「1급기밀」리뷰(스포주의)

방산비리, 누가 관심을 갖아줄까? 그런 생각은 역시 관객수에 말해준다. 21만 8000명.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소재가 다르다. 그 동안은 권련과 돈이 연결된 비리를 소재로 많이 다루었다.

이런 방산비리는 목숨과 권련 돈이 연결되어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스토리는 이렇다.

국방부 군수본부 항공부품구매과 과장으로 부임한 박대익 중령. 항공부품을 구매하는 일을 담당한다. 

자신의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 그러던 중 공군 전투기 파일럿 강영우 대위가 박대익 중령에게 전투기 부품 공급 업체 선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다.

처음에는 그럴 일이 없다며 넘긴다. 하지만 원가와 계약간 금액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확인하고 조사에 들어간다.

한편 강영우 대위는 훈련에서 복귀 중 전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하고 국방부에서는 이 사건을 조종사의 과실로 조작하여 발표한다.

일이 잘못되고 있음을 느낀 박대익 중령은 결재문서를 통해 과장에서 업체선정, 부품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하지만 답변은 부정적으로 돌아온다. 사건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더 큰 것이 숨어있음을 느낀다.

국방부 군수본부 부장과 에어스타 코리아의 대표와 만나는 과정을 지켜보고 국방부와 에어스타간에 모종의 계약이 있음을 알게 된다.

박대익 중령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음을 알게 되고 군감찰과 언론의 힘을 빌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하지만 박대익 중령의 윗선은 언론, 감찰에도 영향력이 있었기 때문에 그 노력은 물거품으로 사라져 버린다.

이 사건으로 박대익 중령은 항공부품구매과에서 따돌림을 당하며 가족의 신변에도 위협을 느끼게 된다.

이런 내부고발자에 대한 처리과정에서 감찰과 언론에 환멸을 느끼지만 일을 바로 잡고 싶어하는데


박 중령이 기자에게 이야기를 하듯이 진행되는 전개방식, 자신도 모르게 점점 비리의 중심으로 다가가게 되는 과정 등 

스토리의 진행은 상당히 매끄럽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이건 비리야'라고 알려주면서 같이 하자고 제안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의심스럽다고 해도 비리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런 의심보다 동질화되기가 가깝고 자연스러운 접근에 이게 비리인 줄 모르고 함께 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매우 자연스럽게 그렸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그렸던 부분. 

뭔가 억지스럽다. 고발 당사자의 최측근이 가장 중요한 자료를 넘겨준다? 흠...


배우의 연기도 상당하다. 김상경, 김옥빈, 최무성, 최귀화, 김병철 등

어색한 점 하나 없었다. 배우들의 이름 값을 한다는 느낌.


그동안 그 국방에 관한 기술력의 부재로 우리는 미국과의 거래를 통해 국방자산을 구매해왔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그리고 앞서가는 미국의 무기체계에 대해 우리가 의존해야 되는 부분은 맞다.

하지만 의존하되 비리는 있어서는 안된다. 적을 위한 무기가 우리 스스로를 겨누게 해서는 안된다.

방산비리는 우리 돈을 사용해 스스로에게 총구를 겨누는 일이다. 특히, 군의 의사결정권은 윗선에 집중되어있다.

윗 물이 썩으면 아랫 물도 썩는 구조이다. 한 두 번 일어난 일이 아닌 지금도 일어나고 있을 수 있고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야기에 개연성도 있고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다.

다만, 소재의 무거움으로 인해 흥행에 실패한 작품.

영화관에서 보기는 아까운데 한 번은 보고 싶은 영화. 보여줘야 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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