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가 부도의 날 리뷰(스포 주의)


이번 리뷰는 현재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룬 영화 국가부도의 날입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1997년 경제위기, IMF 사태를 소재로 4명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국가를 파탄에서 꺼내오려는 자

개인의 위기를 자신의 이익으로 이용하려는 자

위기를 기회로 돈을 벌려는 자

이 위기로 인해 위험에 내몰린 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리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하셔도 좋습니다.


줄거리

극 초반부 경제개발 계획, 한강의 기적 등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이야기가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1996년 12월 우리나라는 경제 선진국 관문인 OECD회원국에 가입하게 됩니다. 영화는 이 OECD가입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바로 1년 뒤에 우리는 이러한 성장을 뒤로 한 채 IMF에서 구제금융을 받는 위기까지 내몰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OECD회원국 가입에서 부터 극은 진행됩니다.

한국은행 통화정책 팀장 한시현은 위기를 예측하고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그리고 대책위원회를 마련합니다.

그리고 고려종금의 윤정학은 외국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경제위기의 시그널을 포착, 나라가 파산한다는 것에 투자하기 위해 투자자들을 모읍니다.

또한, 평범한 공장의 공장장이었던 갑수는 미도파 백화점에서 어음결제로 들어온 대량주문을 받게 됩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소집되었음에도 '위기에 대처 중이다.' '국가가 부도 나는 일을 없다.'는 이야기만 할 뿐 위험 신호를 보내지는 않습니다. 너무 안일한 생각, 정치인들의 무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재정국 차관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IMF로 가는 것을 독촉합니다.

위험을 없다던 나라의 이야기와는 달리 기업들은 줄줄히 도산하고 나라의 경제는 점점 무너져갑니다. IMF로 가자는 재정국 차관과 IMF로 가면 경제의 주권을 넘겨준다는 통화정책팀장은 대립하게 되고 '나라가 망한다'에 베팅한 윤정학은 외환과 부동산을 긁어 모으며 점점 성공합니다. 미도파의 부도로 휴지조각이 된 어음을 갖게 된 갑수는 자살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권력의 힘에 밀린 한시현은 사표를 IMF에 대한 보고서를 남긴 채 사표를 제출하고 이 위기로 윤정학과 경제부차관은 부를 쌓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갑수는 부도어음을 투자자에도 돌리고 가족들을 생각해 자살을 포기합니다.




국가부도의 날

배우들의 연기력은 대단합니다. 극을 리드하는 김혜수, 지적이고 열정적이며 확신에 찬 유아인, 고통을 떠 안은 갑수를 연기한 허준호의 연기력, 얄밉다 못해 열받게 만드는 조우진의 연기력은 극의 중반까지 리드합니다. 온전히 배역에 집중하도록 만듭니다. 하지만 영화의 볼거리는 거기까지 인듯합니다. 3명, 4명이 너무 따로 국밥입니다. 위기에 대처해야하는 긴박함에서 고통스러운 장면으로 바뀌고 다시 성공에 대한 열망을 보아야 합니다. 뭔가 영화가 아닌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랄까?

경제 활동을 하는 국민 중 다수가 공유할 수 있는 엄청난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현재 예매율 1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신과 함께 만한 임펙트는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이야기가 그냥 평면적 입니다. 갈등은 두 인물에게 집중되어있고 한 명은 기회주의로의 성공만을 한 명은 고통만 받다가 영화는 끝납니다. 인물들의 접점이 전혀 없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지는 알겠습니다. 정부관료들은 무능했고 피해는 서민들이 받았고 그 와중에 위기를 기회로 만든 사람도 있다. 그래서 정신차리고 살자. 믿을 사람 없다. 영화는 딱 거기서 멈춰져 있습니다.


명장명 & 명대사

잘 해주는 사람 믿지 말고, 누구도 믿지 말고 너 자신만 믿어! -갑수- 

위기는 반복됩니다. 위기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윤정학-

둘 중 어느 부분이 더 임펙트 있었을까 생각해 보았지만 두 대사가 같이 있어서 더 임펙트 있지 않았나 봅니다. 극 종반부 감수는 아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잘 해주는 사람 믿지 말고, 누구도 믿지 말고 너 자신만 믿어! 어려운 상황에서 믿을 건 오직 자신 뿐이라는 것, 그리고 윤정학의 독백신에서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위기는 반복됩니다. 위기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위기는 곧 기회라는 이야기. 너무 뻔한 이야기를 국가부도 이후의 상황과 연관시키니 더 '정신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너는 어느 나라 사람이니? - 한시현-

IMF까지 가지 않을 수 있는 상황에서 재정부 차관은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습니다. 오직 IMF가는 것을 바라는 듯. 이러한 태도에 한시현이 이야기 합니다. '너는 어느 나라 사람이니?' 엘리트 관료의 무능함, 이기심을 그대로 비판하는 모습. 김혜수의 매력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드라마틱한 소재와 배우들의 연기력은 완벽에 가깝습니다. 극의 전개도 복잡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성인이면 공유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다만 휙휙 바뀌는 감정곡선, 밋밋한 갈등구조, 평면적인 인물관이 아쉬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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