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틀 포레스트



미스터 선샤인에서 나오는 김태리는 엄청난 동안이다. 배우 이병헌과의 연기에서도 거칠 것이 없다. 스쳐 지나가듯 본 드라마에서 연기력, 외모 때문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화 아가씨, 1987 등 영화에도 출연했다. 본적이 없지만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필모그래피이다.

휴대폰으로 리틀포레스트를 보려고 검색하던 순간, TV에서는 미스터 선샤인을 하고 있었고 TV속 배우가 영화에 나오는 배우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그 만큼 어색함이 없다고 할까?

사실 '리틀포레스트'는 김태리를 보고 싶어서 찾았던 영화가 아니었다. 김태리의 1인칭 시점으로 다가가는 영화지만 농촌의 귀농 청년 류준열을 더 보고싶었다. 내가 사는 곳이 농촌이고 살아왔던 곳이 농촌이라서 그런 것 같다.

어쨌든 오늘은 최근 미스터 선샤인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김태리의 주연 영화 '리틀포레스트'에 대해서 리뷰를 하려고 한다.

이 영화는 일본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것으로 일본에서는 벌써 2014년에 영화로 제작되었다. 일본 만화나 영화를 본 적은 없지만 한국판 리메이크작은 우리나라 아니, 내 정서에 맞게 잘 각색한 것 같다.


○ 줄거리

주인공 혜원은 임용고시에도 서울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임용을 공부하던 학생이다. 하지만 본인은 임용고시에 떨어지고 남자친구는 합격하자 서울에서의 삶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 곳에는 먼저 귀농한 재하, 은행을 다니는 친구 은숙이 있다. 혜원이 돌아온 겨울부터 다음 겨울까지 농사를 짓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전원생활을 그린 것으로 집나간 엄마에 대해 회상을 하는 것이 거의 전부인 영화이다.


○ 리뷰

줄거리 자체가 너무 시시콜콜한 이야기들로 농사를 짓고 먹는 것이 영화의 80%이상이 되는 힐링영화이다. 물론 중간중간 엄마를 그리워하거나 방황하는 혜원의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이 줄거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머리속을 비우게 해주는 영화이다.

영화 종반부에서 잠깐을 빼면 주인공 혜원의 나레이션으로 영화가 진행된다. 그런 나레이션들이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느낌을 주었는데 내가 취직을 하기 전 집에 살 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더 감정이입이 되었다. 혜원처럼 1년을 집에서 지냈던 것은 아니지만 토마토도 심고 감자도 심으며 농사일을 하고 그것들로 밥을 지어먹는 장면들을 보면서 나도 그렇게 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벌써 몇 년째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가끔 늘 비슷한 하루에서 벗어나고 싶어질 때가 있다. 봄이 오면 봄을 느끼고 여름이 되면 여름을 느끼면서 지금의 나에겐 계절이 바뀌면 옷만 바뀌는 것 말고 말이다. 이 영화는 그런 마음을 담아낸 것 같다. 시기에 맞춰 작물을 심고 제철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하루하루 다를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지나간 영화를 선택하여 볼 땐 장르를 잘 보지않는다. 그래서 처음엔 이런 힐링영화인지 몰랐다. 그저 청년 로맨스인줄 알았다. 처음 몇 분을 보니 힐링 영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음엔 '너무 이상적인 모습들만 그리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도 했다. 그런 걱정과는 다르게 농사의 힘든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듯 했다. 우리 집처럼 필요한 것을 사러 가려면 10분 이상 차로 나가야 하고 추수하는 시기에 비가 오면 벼가 엎어지고 풀은 뽑아도 뽑아도 다시 자라나는 모습을 그려주는게 얼마나 반갑던지.

교훈도 없다. 내용도 딱히 없다. 복잡하지 않고 반전도 없다. 그저 보고만 있으면 되는 영화이다. 우리가 삼시세끼를 머리를 비우고 웃고 있는 모습처럼 그냥 영화 속 계절 변화에 맞춰 힐링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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